[명중] 정신적, 지적 노력이 쇠퇴하는 과정... '뇌 썩음'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 선정

2024년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로 ‘뇌 썩음’(brain rot)이 선정되었습니다. 37,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한 공개 투표를 통해 결정된 이 단어는 최근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개인의 정신적 및 지적 상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옥스퍼드는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전통은 1990년에 시작되었으며, 이후 매년 사회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단어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는 매년 언어 전문가들이 선정한 후보 단어들 중에서 공공 투표를 통해 최종 단어를 결정합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언어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의 분위기와 대화를 포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024 후보 단어는 뭐였을까?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는 지난 한 해의 분위기와 대화를 반영하기 위해 여섯 개의 후보 단어를 선정했습니다.

1) 뇌 썩음(brain rot) :사람의 정신적 또는 지적 상태가 악화되는 것으로 추정

2) 드뮤어(demure) : 외모나 행동이 내성적이거나 절제된 상태

3) 동적 가격 책정(dynamic pricing) : 수요에 따라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다르게 매기는 것

4) 로어(lore) : 해당 주제에 대한 완전한 이해나 정보에 입각한 지식. 구전 지식, 고증. 

5) 로맨타지(romantasy) : 로맨스와 판타지를 결합한 소설장르

6) 슬롭(slop) : 인공지능을 사용해 온라인에서 생성한 저품질 콘텐츠

 

두 주간의 공개 투표와 광범위한 논의 후, 언어 전문가들은 대중의 의견과 투표 결과, 언어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뇌 썩음’을 2024년의 단어로 선언하였습니다. ‘뇌 썩음’은 “사람의 정신적 또는 지적 상태가 저하되는 것으로, 특히 사소하거나 도전적이지 않은 자료(현재는 주로 온라인 콘텐츠)의 과잉 소비로 인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정의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뇌 썩음’이라는 용어가 올해 소셜 미디어에서 저품질 온라인 콘텐츠를 과도하게 소비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포착하는 데 사용되며 새로운 중요성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용어는 2023년과 2024년 사이에 사용 빈도가 230% 증가했다고 합니다.

'뇌 썩음' 단어 사용 누가?

'뇌 썩음' 이 단어는 1854년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저서 월든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당시 소로는 사회가 복잡한 아이디어를 경시하고 단순한 것들에 집중하는 경향을 두고 "정신적, 지적인 노력이 전반적으로 쇠퇴하는 과정"이라고 비판하며 이 단어를 사용했던 것입니다. 그는 "잉글랜드가 썩은 감자(potato rot)를 치료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훨씬 더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뇌 썩음'을 최료하려는 시도는 왜 없을까"라고 썼습니다.

 

소셜 미디어에서 생산, 확산되는 언어  

디지털 시대에서 ‘뇌 썩음’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으며, 특히 지난 12개월 동안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특히 Z세대와 알파세대 커뮤니티 내에서 인기를 얻었으나, 이제는 주류 언론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뇌 썩음’이 저품질 및 저가치 콘텐츠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며, 이러한 콘텐츠 소비가 개인이나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함께 언급됩니다. 

 

이 용어는 온라인에서, 종종 유머러스하거나 자기 비하적인 방식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알렉세이 게라시모프(Alexey Gerasimov)의 인간형 변기 시리즈인 스키비디 화장실(Skibidi Toilet)과 오하이오에서 발생한 기괴한 사건을 참조하는 사용자 생성 '오직 오하이오' 밈과 같은 콘텐츠와 강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런 콘텐츠는 ‘스키비디’(무의미한 것을 의미)와 ‘오하이오’(당황스럽거나 이상한 것을 의미)와 같은 새로운 '뇌 썩음 언어'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바이럴 온라인 문화(콘텐츠를 공유, 확신시키는 현상)에서 유래한 단어들이 오프라인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반영합니다. 또한, 지나치게 많은 콘텐츠 소비가 정신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보다 심각한 대화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미국의 한 정신 건강 센터에서는 ‘뇌 썩음’을 인식하고 피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온라인으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삶의 진화

옥스퍼드 언어학의 캐스퍼 그라스왈 사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를 돌아보면, 가상에서 우리의 삶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수상 단어인 '리즈(rizz: 매력, 카리스마 또는 매력적인 능력)'는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 언어가 어떻게 형성되고 공유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예입니다. '뇌 썩음'은 가상 생활의 위험 중 하나를 말해주며, 우리가 여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반영합니다.” “‘뇌 썩음’이라는 용어가 Z세대와 알파세대에 의해 채택된 것이 흥미롭습니다. 이들은 디지털 콘텐츠 사용과 창작에 크게 기여하는 커뮤니티입니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해 표현을 확산시키고 있으며, 이는 바로 ‘뇌 썩음’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장소입니다.”

 

결국, ‘뇌 썩음’이라는 용어는 우리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를 되짚게 만들며, 더 나아가 우리의 삶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출처

https://corp.oup.com/news/brain-rot-named-oxford-word-of-the-year-2024/

'Brain rot' named Oxford Word of the Year 2024 - Oxford University Press